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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15. 22:08 - Samantha

[전북/전주]‘상업성이 판치는’ 전주한옥마을당일치기여행, 두번은 다시 못갈 그 곳

지난 토요일 하루 전주 한옥마을로 당일치기여행을 다녀왔다. 소셞커머스에서 구매한 상품으로, 교통비만 부담하는 조건으로 한옥마을 및 벽화마을을 6시간 자유롭게 투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는 전주한옥마을을 찾지않겠노라고 다짐했다. 당일치기여행으로든 2박 3일 여행으로든 전주 한옥마을을 찾고자하는 이들을 위해 필히 몇자를 남기고자 한다. 전주한옥마을여행을 진심으로 비추하는 바다.


전주한옥마을은 한옥처럼 보이는 건물에서 음식장사를 하는 곳

서울에는 남산골한옥마을과 북촌한옥마을이 있다. 북촌에서는 실제로 사람이 한옥에 살고 있으며, 상업권이 형성된 골목은 마을어귀에서 약간 더 멀어져있다. 한편, 남산골한옥마을은 각종 명절에는 전통놀이를 선보이기도 하며, 그 외에도 다양한 전통적인 콘텐츠를 기획하여 많은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러모로 두 한옥마을은 ‘전통’과 어우러진 상업성을 은밀히 드러낸다.

반면, 전주한옥마을에서는 전통 따위 찾아볼 수 없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분명 ‘한옥’이지마는 그 속에는 장사치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입구에서조차 각종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가게만 즐비할 뿐이었다. 호객행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왜 감히 ‘한옥마을’이라는 타이틀을 가져다 붙이고 현금장사를 해야했나 싶기도 했다. 단순히 이는 시장을 한옥으로 꾸민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서울에서도 흔히 먹을 수 있는 닭꼬치. 굳이 전주까지 와서 이것을 먹어야 했나라는 생각도 든다. 속을 든든하게 채워줄 먹거리는 얼마없기도 했다.


그렇다고 그 음식들이 다 전통적인 것도 아니었다. 오징어 구이, 닭꼬치, 샌드위치, 카페. 서울에서도 흔히 보고 먹을 수 있는 음식 수준에 불과했다. 임실 치즈로 만든 음식까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시내보다도 배로 비싼 전주비빔밥하며 떡갈비까지. 뭐하나 전주다운, 한옥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그 어떤 풍경이나 가치를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전통도 옛도 없는 현금장사

대다수의 매대에서는 현금만을 취급한다. 토요일 하루에만 수천 명, 아니 수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온 듯 보이는데 이 모든 관광객들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입만하더라도 하루에 몇천 만원이 될 듯보였다. 길게 늘어진 줄을 보면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들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물론 현금장사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현금만을 취급하는 것은 탈세의 주범이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풍년제과 등의 일부 매장에서는 카드도 취급하지마는 길거리에서 누구나 손쉽게 먹을 수 있는 현금만을 받는다.

직장인이 되고난 이후에는 특히 영수증을 취급하지 않은 상인들에 관해 인식이 안좋은 것은 사실이다. 이들의 논리는 영세상인들의 주머니를 쥐어짜는 것이라며, 먹고살일이 빡빡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흘리개 10대 주머니, 유리지갑인 직장인들로부터 수입을 벌어들이고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일반 서민들이야 말로 정말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지 않은가. 요즘 알바몬 광고를 두고 ‘을과 을’이 싸워서 무슨 이득을 보겠냐고 하는 의견들도 있는데, 이것도 맞는 말이다.

일부 장사꾼들은 하루에 현금으로만 벌어들이는 돈만 수천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돈이 있는 곳에 권력이 생기고 권력이 있는 곳에 힘이 모인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어떤 곳은 돈먹고 돈치기를 해가며 조폭의 비호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상인들끼리 쉬쉬하는 형국이라고는 하는데 그 속에는 썩어빠질대로 빠진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해있는 것은 맞을 듯하다.


먹기 위해 줄선다. 이곳이 서울인지 부산인지조차 구분되지 않는다.


친구들과 가족끼리 제기를 차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던 관광객들이 머릿 속을 스치듯이 지나간다. 필히 그 사람들도 자신이 거주하는 그 곳에서 느낄 수 없었던 전통과 옛스러움을 보기 위해 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곳은 ‘맛있고 싼 것을 파는 호객행위’만 있는 마을일 뿐이었다.


Ctrl +C, Ctrl + V

그나마 속이 든든했던 바게뜨빵 샌드위치. 허나 전통과는 무슨 연관이 있나 싶기도 했다. 음료수랑 세트로 구매하면 5,200원.


물론 앞서 언급한대로 풍년제과를 비롯해 대단히 장사가 잘되는 곳은 잘되는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풍년제과에서 1인 1상자로 판매를 제한하는 초코파이는 정말 그 맛도 일품이었다. 그 속에 들어간 딸기잼과 생크림이 겉부분의 과자를 촉촉하게 만들어주었으며, 추운날 딱딱하게 언 초콜릿 맛도 정말 굉장했다. 촉촉함과 단단함, 보들보들한 촉감이 한데 어우러지는 듯 했다. 치즈 구이도 쫀뜩쫀뜩하기 맛이 괜찮았고, 구운 바게뜨 빵으로 만든 버거도 정말 속이 든든했다. 고소하면서도 달달한 모전꽈배기의 꽈배기는 어른들의 입맛에도 잘어울리는 듯 했다.


전통한옥마을에만 3개의 매장이 있는듯했다. 2015.02.16 전주한옥마을에는 PNB 풍년제과와 풍년제과 두 종류의 매장이 있다. 기사를 몇 개 찾아봤는데, 창업주는 같은데 풍년제과의 경우 강동오케익이 상표권을 인수한 것. 물론 굳이 원조를 따지자면 PNB다. 가족경영의 폐해.


정통성,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메뉴에 대한 자신감이 돋보였다. 오리지널, 원조만 쫓는 관광객에 관해 부정적인 시선을 옮기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지마는 사실 그 원조가 원조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진정성’에 있지 않을까하고 의견을 덧붙이고자 한다. 그 맛을 만들기 위해, 먼 곳에 사는 사람도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도록 만들기 위해 쌓아온 노하우에 관한 값어치는 감히 돈으로도 매길 수 없는 굉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곳에서는 상품을 판매하느라 급급했다. 이들이 어렵사리 만들어낸 메뉴를 따라하고, 한 가지 제품만으로 승부보는 원조들과는 달리 갖가지 상품을 내다파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입구어귀에 있는 매대들은 거의 비슷비슷한 느낌마저 들었다. 정말 이사람들은 장사꾼에 불과하구나 그런 느낌이 들기도 했다.

연유에 찍어 먹는 임실치즈 구이. 개당 3,000원. 가격은 좀 비싼 편이다. 


진짜 원조들은 “그런거 따라해도 신경 안써요. 우리는 그저 우리일만 열심히 할 뿐입니다”고는 하지마는 부정적인 시각이 자리잡는 데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창의성없는 똑같은 메뉴와 장사놀이. 나름 전통주박물관을 짓고 관광객들에게 전통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컨셉의 가게들도 있었는데,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기만적인 행위라는 생각이 들어 거부감이 들었다.


'전망'이라는 카페에서 내려다본 전주한옥마을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차라리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것보다 이 위에서 찍는 사진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바닐라라떼 5,500원. 오미자차 6,000원.


전반적으로 전주한옥마을 투어는 꽝이었다. 본래는 10시 반에 도착해서 4시 반에 올라가는 일정이었는데, 1시간 일찍 도착해서 1시간 일찍 출발하는 일정으로 끝났다. 마치 돼지처럼 먹기 위해 이 전주까지 내려온 듯한 자괴감마저 들었다.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먹기 위해 3시간을 달려왔던가? 그러기 위해 이 상품은 존재했던 것 뿐인가?

도대체 한옥마을은 어디에 있으며, 고유의 전통은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전주한옥마을이 아닌, 전주먹거리마을로 바꿔야하는 게 맞지 않을까. 기대 이하였던 여행이었다. 대단히 기억에 남지도 않을 그저 그런 여행.

그래도 전주한옥마을에 가야하겠다면 풍년제과의 초코파이(1,600원)은 사먹길 추천한다. 1상자에 10개, 16,000원. 카드 결제 가능하다.  해당 제품은 원조는아니라고 합니다. 상자도 비슷하고 저는 3호 체인점인 줄 알았습니다.


ps. 풍년제과 초코파이는 그래도 맛있었다.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굳이 전주한옥마을까지 가야한다면, 정말 줄을 서서라도 초코파이는 꼭 사가길. 그리고 원조에서 사먹길. 원조가 자신의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는 데 투자한 시간과 비용, 노력을 생각하면 사먹지 않을 수가 없다. 단순히 이를 베껴서 만든 제품에 이러한 창작의 열구가 담겨있을 리 만무할 터. 

(2015.02.16) 전주한옥마을을 사전에 조사하고 방문한 것도 아니지마는 초코파이는 명물이라길래 한 번은 사먹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풍년제과'라는 상호를 단 가게가 2곳이나 있더라구요. 물론 소송 사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짝퉁인 줄 알았습니다. 당연히 상호 이름에 관한 저작권을 등록해놨겠거니 하고 '풍년제과'라는 타이틀을 걸고 판매하는 가게에 들어가 구매한 것 뿐입니다. 어쨌든 한가족이 경영을 하다가 따로 독립해 먼저 풍년제과라는 상표권을 내버리고, 창업주의 아드님 되시는분이부랴부랴 PNB 풍년제과라는 이름을 냈다고 하더라구요. 진짜 원조 PNB풍년제과 초코파이는 다음과 같은 포장지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it.ly/1zYlvEm


(2015.02.17) 1. 풍년제과 홍보글 절대 아닙니다. ㅠㅠㅠ 풍년제과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여 그에 관해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하느라 글이 좀 너저분하게 됐습니다. 그냥 어디서 사든지 맛은 똑같다, 뭐 그정도로만 인식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애초에 창립주가 전주, 바로 이곳에서 장사를 했는만큼 본점에서 먹고자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네요.

2. 잘 둘러보지도 않고 먹거리 골목만 다녀와놓고 '당신이 뭔데' 전주한옥마을을 가지말라 가라 하냐는 식의 댓글이 있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일부분만을 보고 이것이 이렇다고 절대적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블로그가 개인적인 공간인만큼 개인적인 의견을 충분히 다실 수는 있겠습니다마는, 그전에 이 글 본질 자체가 제 사견일 뿐임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전주 토박이 시민들 말에 의하면 전주한옥마을 이외에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는 많다고 합니다. 그저 저는 단순히 '전주한옥마을'에 관한 부정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아 이 관광단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정의하는 기준은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여기서 찾고자 했던 것은 '전주한옥마을 길거리의 정취' 였습니다. 사실 역사적인 배경을 모두 잘 알아야 그 명소를 100%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저는 앞으로 자연 명소만 돌아다녀야할 것 같습니다. 현대식으로 지은 건물, 정통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복+붙 먹거리를 파는 곳에서는 별 감흥을 못느끼겠습니다.

4. 팩트가 부실한 거 같아서 여러가지 사례조사 및 리서치를 통해 전주한옥마을의 상업화에 관한 심도있는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감상에 치중하다보니 모두가 수긍할 만한 글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는 바입니다. 

5. 겨우 6시간 당일치기 여행을 수동적으로 한 마당에 전주한옥마을을 제대로 둘러보기는 했냐는 댓글이 있었는데요. 특히 많은 직장인이 황금과도 같은 주말에 겨우 짬을 내서 다른 지역, 고장의 정취를 즐기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가운데 하나인 소시민일 뿐입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소비를 한답시고 그동안 소셜커머스를 통해 당일치기 여행 상품을 많이 구매했는데요, 만족스럽지 못한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애초에 부산당일치기여행은 사실, 서울과 부산 간의 거리도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 50% 만족했고요. 대부도 해솔길 여행, 메밀꽃축제, 민둥산억새꽃축제 등 다양한 곳을 다녀왔습니다. 특히 축제라 함은 정말 뽕짝까지 곁들이는 그런 장터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너무 장사해먹는 거 아냐'라는 생각도 잠깐 들기는 했는데요, 앞서 언급한 곳에서는 마을 어르신들이 나와서 직접 만든 음식을 파십니다. 메밀묵, 곤드레 비빔밥, 메밀전병 등. 제가 너무 큰 것을 바랬을까요? 길거리 음식을 다 폄훼하는 것은 아닌데요, 길거리 음식이라도 그 고장 어르신들이 만들어주신 음식을 기대했는데 닭꼬치, 마카롱.... 정말 실망을 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부모따라 아이들도 오는 곳이기에 판매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길게 늘어선 대다수 가게에서 이런 음식을 판매하니, 한옥마을이라는 색깔이 무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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