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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 18. 22:41 - Samantha

[강남/신논현]버벅이네 닭통+치즈 퐁듀

크리스마스 이브 데이트를 맞이하여 간 맛집.

방문시간은 대략 6시 전으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이 오후 6~7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게에 그 어떤 손님도 없었다는 것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강남역/신논현역 CGV 뒷골목으로 들어오면 간판을 바로 볼 수 있으므로 가게를 찾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전반적인 가게 분위기는 식당스럽지 않은 카페 분위기로, 연인들끼리 데이트할 때, 나름대로 분위기 있는 곳에서 분식을 먹고 싶을 때 오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평소에 닭을 좋아하는 우리는 닭통(닭 한마리 통째)을 선택했다. 떡볶이 구성 재료들을 찍어먹을 수 있는 모짜렐라 치즈 퐁듀도 함께 나온다. 닭통에는 떡볶이 비스무리한 국물에 콩나물, 김치, 오뎅, 튀긴 떡, 닭고기, 메추리알 4개, 양파, 당근이 들어 있었다. 이미 조리된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떡에 간이 배는 2분의 시간이 흐르면 먹어도 된다.


여기 떡은 정말 오묘했다. 그냥 시중에서 판매하는 밀가루 떡은 아닌 것 같은데, 어쨌든 튀김옷을 입혀놓은 떡은 치즈마냥 쫀뜩쫀뜩했다. 콩나물이랑 김치가 있어서 마치 전골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처음에는 떡볶이로 시작했지만, 국물이 쪼끄라들면서 국물에 찍어먹는 닭고기 맛도 썩 괜찮은 편이었다. 정말 2명(남자 1명, 여자 1명)이서 배터지게 먹은 분량이었는데, 남자 2명, 혹은 여자 3명이서 닭통에 비빔밥까지 먹으면 딱 알맞는 분량일 것 같았다. 닭통을 먹고다면 그 어떤 것도 더 부가적으로 채워넣을 수 없을 만큼 배가 터질듯이 배부르게 된다.

어떻게 보면 제일 아쉬운 부분은 퐁듀가 아닐까 싶다. 차라리 펄펄끓는 냄비에 넣었으면 치즈가 곧잘 늘어났을 텐데 치즈가 잘 늘어나지도 않고, 끊어지지도 않은 탓에 치즈를 가위로 잘라먹었다. 그래도 잘라서 먹는 치즈라도 닭이나 떡 등이랑 같이 먹으니까 맛은 있었다.

카페와 같은 꽤나 분위기가 있는 곳에서 전골비스무리한 떡볶이나 해산물, 혹은 닭고기, 돼지고기 등이 땡긴다면 버벅이네도 꽤 괜찮은 선택일 수도 있다. 단, 다른 메뉴의 음식은 먹어보질 못했는데 해통(모듬 해산물)의 경우, 국물이 일품일 것 같아. 펄펄펄 끓여야 초기의 비린내를 잡을 수 있다. 이 정도의 수준의 국물이라면 꼭 한 번 밥을 비벼먹었어야 했는데 배가 불러서 도저히 더 먹지 못한 상황이었던 것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픈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아르바이트생들도 정말 친절하다. 아이컨택트하면서 조곤조곤 메뉴를 설명해주고 결제해주는 것을 통해 사소한 것까지 세세하게 신경썼다는 느낌도 든다. 닭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곱통(곱창, 양, 치즈), 돈통(돼지갈비 치즈), 해통, 소통(소통갈비 치즈)가 있다. 가격대는 24,000원에서 30,000원 사이로, 어떻게 보면 약간 비싼 느낌도 다분하다. 1인당 12,000원에 카페에서 제공하는 듯한 음식을 먹는 데 거리낌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밥먹으러 가는 식당이라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분식/카페라는 느낌이 좀 더 강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