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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18. 07:58 - Samantha

[강남/신사]마치래빗 샐러드 "가격대비 만족도는 글쎄"

전장 위에 달린 조명등. @강남구 신사동 마치래빗


건강한 샐러드로 유명한 신사동 맛집인 마치래빗(March Rabbit)을 찾았다. 체중을 끊임없이 체크하고 조절하고 있는 우리 커플은 몸무게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그날 저녁에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고른다. 어쩔 때는 “어라? 이정도면 내일 아침 체중이 빠져있을 거 같은데?”라고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우고,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또다시 샐러드를 먹으러가기는 한다. 보통 파리바게뜨 닭가슴살 샐러드를 즐겨먹는 편인데, 이제 설 명절을 코앞에 두고 있는만큼 유명한 맛집에서 맛난 음식을 먹어보자 싶어 신사동까지 오게 됐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명 마치레빗 메뉴는 맛있고 건강하기는 한데 가격을 고려해본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곳 아르바이트생은 정말 친절했다. 처음 방문한 고객을 위해 샐러드에 더 적합한 재료, 샌드위치에 더 적합한 메뉴를 골라주기도 했다. 처음에 고른 샌드위치에는 연어가 들어갔는데 “생선을 좋아하시는 고객분들도 꺼려할 수 있는 비린내가 날 수도 있기때문에 비프 샌드위치를 추천하고, 연어를 굳이 드시고 싶으시다면 샐러드에 첨가해서 먹는 것이 좋겠다”라고도 첨언해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의 친절과 가격은 절대 비례하지 않았다.

마치래빗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560 302호
전화번호:02-3444-4514
영업시간: 금일 영업 · 오전 11:00 ~ 오후 10:00

샐러드(위)와 샌드위치(아래)


이날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비프 샌드위치와 닭가슴살 샐러드(사실 정확한 메뉴 이름은 기억에 나질 않는다). 각각 12,500원으로 총 25,000원. 메인 디쉬를 먹은 후에는 바닐라라떼(4,300원)바닐라 루이보스(3,500원)을 마셨다. 


닭가슴살이 곁들여진 샐러드. 12,500원. 가격대비 퀄리티만을 본다면 카페 마마스나 리나스 샐러드가 더 나을 수는 있다.


닭가슴살 샐러드는 여느 다른 매장에서 판매하는 샐러드와 맛이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한가지 독특한 것은 향신료의 그 고유한 향이 났다는 것이다. 인도 음식을 좋아하기에 오히려 이 냄새를 반겨했는데 향신료에 민감한 분들이라면 이 향을 내는 재료를 뺴달라고 부탁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정확히 말하면 (마늘) 바게뜨도 하나 추가되서 나왔는데 왜 굳이 ‘바게뜨도 같이 드립니다’고 썼는지는 의아한 부분이다. 빵도 덤으로 준다는 식으로 홍보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조그마한 빵을 내놓고 생색을 내는 일이 다소 우습기까지는 했다.

그리고 가격이 친절하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사실 유기농인지 아닌지도 잘은 모르겠지마는 내 머릿 속에는 이정도 가격이면 파리바게뜨 샐러드를 2개를 더 사먹었겠거니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심지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파는 연어회도 이보다는 더 쌌는데.. 물론 모든 것을 절대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자신의 주관과 가치에 따라 물질적인 것들을 소비하는 것일텐데, 개인적으로는 가격대비 만족도는 크게 높지는 않았다.



비프 샌드위치. 12,500원. 무엇보다도 고기는 맛있었다. 숯불에 구워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9,500원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비프 샌드위치는 고기 맛이 정말로 일품이었다. 한우인지 호주산인지는 잘은 모르겠는데 잘익힌 고기를 뜯어먹는 느낌이 너무나 좋았다. 빵도 곁들여진 소스도 한데 잘 어우러지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사실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샌드위치는 처음 먹는듯한 느낌도 물씬했다. 그래도 한 9,500원 정도의 가격이면 적당했을 듯 싶은데 샌드위치 한 개 가격이 12,500원이라니 조금 비싸기는 하다. 카페 마마스가 그리워지는 대목이었다.


전반적으로는 회사 점심 시간에 흔히먹을 수 있는 메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회사에 야근할 일이 있으면 샐러드 가게를 이용하고는 했는데, 최근에는 회사 1분 거리에 있는 리나스 샐러드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파리바게뜨 대비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칼로리가 낮은 샐러드 3종 가운데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의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사실 파리바게뜨는 닭가슴살 샐러드(190kcal - 칼로리가 이렇게 절대적으로 낮은 샐러드 단품 메뉴도 없다)외에 먹을 것이 거의 없다. 크렌베리 닭가슴살 샐러드의 경우 340kcal까지 하는 편으로 다이어트에 그리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음료수 부문. 사실 신사동에서 데이트도 할꼄, 모처럼 오랜만에 건강식을 즐기고 몸무게도 줄여볼 요량이라면 두어 번 찾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있다. 그런데 정말로 이곳에 굳이 가야겠다면, 음료수 주문은 말리고 싶다. 최근에 남자친구는 바닐라라떼에 맛을 들인 이후 줄곧 바닐라라떼만 주문한다. 그런데 마치레빗에서의 바닐라라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어라? 주문이 잘못됐나? 내가 평소에 먹던 바닐라라떼 맛이 아니야”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빠의 커피를 늘 한모금씩 뺴앗아 먹었던 나도 금번 메뉴에서는 20% 부족한 바닐라라떼의 맛을 느껴볼 수 있었다.


바닐라라떼 4,300원. 바닐라 루이보드 3,500원. 매장 내에서 주문한 거라 머그 컵을 기대했다. 종이컵보다는 머그컵이 조금 더 포근한 느낌을 선사해주지 않았을까.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예쁜 접시에 내어주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내가 주문한 바닐라 루이보스도 기대치에 한참 못미쳤다. 달콤한 맛과 향이 일품인 바닐라 루이보스는 스타벅스갈 때마다 먹는 단골 메뉴다. ‘바닐라’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설탕을 넣지도 않은 차에서 단말이 우러난다. 너무 맛이 좋아서 뜨거운 물을 1~2회 더 받아서 우려먹고는 하는데, 마치래빗의 바닐라 루이보스는 마치 스타벅스 잎차 티백을 2~3번 우려먹은 듯한 맛이었다. 스타벅스 잎차가 비싸지도 않는다. 작년(2014년) 기준으로 3,800원. 그래봤자 300원 차이인데 맛은…………..바닐라라떼가 종업원, 또는 매장마다 제조 방식이 달라 맛이 없을 수는 있다고 치더라도 티백을 우려내는 차가 이토록 맛없을 줄이야…


그렇다고 미묘한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카페에서 수없이 커피를 마셨는데, 최근에 정말 맛난 커피를 마셔봤다고 자랑까지 했다. 얼마 전 간담회가 있어서 마이크로소프트 서울 본사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기자들에 내어준 커피의 향이 회사에서 내려먹은 커피와 완전히 다름을 느꼈다. 뭐랄까, 이제 갓 볶은 커피콩을 분쇄하여 마시는 기분이었달까? 우리 회사의 탕비실의 원두는 다량을 쟁여놓았기 때문에 본연의 맛과 향이 다소 공기중으로 퍼졌을 것이라고는 생각은 해본다. 어쨌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커피나 차를 마시고 어떤 메뉴인지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마는 그래도 나름 즐겨왔던 경험을 기반으로 A와 B 가운데 적어도 B가 더 맛있다고는 말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함이다.

각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병. 블로거들 사진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매장이 전반적으로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목 가구와 아늑하고 넓을 줄 알았는데 공간이 생각보다 크지도 않다.


구태여 커피를 마시고 수다를 떨고 싶다면 그냥 카페 전문점을 가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여기는 샐러드/샌드위치 전문점이니까 :) 다시한 번 정리하자면 데이트를 위한 목적으로 한 두번 방문할 만하다. 그러나….. 데이트가 잦은 연인이라면 가격 대비 맛이 좋다는 리나스나 카페 마마스를 방문하시길. 그것이 아니라면 동네마다 여성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샐러드 카페(테이크아웃)도 있으니 이곳을 애용하길 바란다.

물론 돈이 많은 부자라면 이러한 요점 생각하지 말고 그냥 투두리스트에 추가해도 상관은 없다. 그냥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라는 정도라는 것이 함정. 그런데 남자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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